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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타버스 산업에선 기술과 관련된 문화적 기호 체계, 즉 세계관을 어떻게 구축하고 강화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메타버스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

    1. 환경 파괴와 같은 현실 사회의 부조리와 상반되는 인정, 존중, 공존의 세계관을 고안해야 한다. 참여자들은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주인공이나 에피소드가 포함된 진정성 있는 스토리에만 반응할 것이며, 이는 세계관의 지속성과 파급력을 결정하는 요인이다.
    2. 기존 세대보다는 메타버스 시대를 주도하게 될 ‘메타버스 세대’를 공략해 메타버스와 메타버스 속 자사 서비스를 당연하게 여기도록 만드는 각인 효과를 노려야 한다.
    3. 이러한 메타버스 서비스가 보람과 긍지를 느낄 수 있는 ‘가치 있는 활동’을 제공해줄 수 있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메타버스가 핫이슈가 되고 있다. Metaverse란 용어 자체가 ‘초월한(meta)’이란 의미와 ‘우주(universe)’를 합성한 말인 데서 알 수 있듯 새로운 현상의 파급력을 ‘우주’의 수준으로 바라보는 개념이 등장한 것이다. 낯선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사에서 유사한 사례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왔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 과거 새롭게 등장한 기술이 사람들의 마음과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쳐왔는지를 알 수 있다면 메타버스가 우리의 마음과 행동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얼추 가늠해보는 그림을 제공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2003년 메타버스 구현을 목표로 야심 차게 출발한 미국의 가상현실 서비스 ‘세컨드라이프’의 실패는 문화적 기호 체계가 충분히 발현되기에는 아직 기술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무르익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메타버스는 이미 시작됐다. 그 깨달음이 뒤늦게 찾아왔을 뿐이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리그오브레전드(LoL) 월드챔피언십의 동시 접속자 수는 4600만 명이었다. 이 기록은 가장 최근 열린 리우올림픽 개막식 시청자가 2600만 명이었다는 것과 비교할 때 올림픽을 넘어서는 뷰어십(Viewer-ship)을 기록한 것이다. 당연히 광고나 후원도 게임대회로 집중됐고, 선수들의 연봉도 오프라인 스포츠 이상을 기록하게 된다. 우리나라 LoL 프로게임단 T1에 소속된 선수 페이커의 연봉은 50억 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금액은 우리나라 프로야구선수 최고액 연봉자 이대호 선수가 받는 25억 원의 2배 이상이다. 인기와 관심이 스포츠보다 게임으로 모이다 보니 이제 웨스트햄, 샬케, 발렌시아 같은 유럽의 유명 축구 클럽들도 e스포츠(e-sports)팀을 만들어 운영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농구는 NBA2K라는 게임으로 리그를 2018년에 출범해 운영 중이며 모터스포츠인 F1은 연맹이 직접 이 스포츠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급기야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에 이른다. 이런 움직임은 e스포츠가 스포츠로 인정을 받았다기보다는 거의 모든 스포츠가 e스포츠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해석하는 편이 더 적절할 듯하다.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메타버스를 경험한 이들에게 오프라인 스포츠가 지루하게 느껴지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이치이다.



    현실에서 한물간 상품들이 메타버스를 통해 재부상하는 사례도 늘었다. 레고가 대표적인 예다. 아이들이 장난감 대신 게임을 가지고 노는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장난감 시장이 위축되는 것은 필연적이다. 이에 레고는 게임과 경쟁을 하기보다 협업을 통해서 새로운 활로를 개척했다. 그들은 ‘슈퍼마리오’ ‘오버워치’ ‘마인크래프트’ 등 게임 IP와 레고를 통해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유니티 레고 마이크로게임(Unity LEGO Microgame)’을 만들기도 했다. 오래전 인기 있던 장난감이 아닌 익숙하면서도 가장 진보적인 놀이도구로 탈바꿈에 성공한 것이다.

    인터넷이 막 대중화되던 시절엔 ‘옷은 입어봐야 안다’며 인터넷 쇼핑몰에서 옷을 산다는 것을 미심쩍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요즘은 인터넷으로 옷을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모든 옷을 그렇게 구매하지는 않지만 인터넷으로 쇼핑몰의 신뢰도와 먼저 샀던 사람들의 후기를 보면서 별 의심 없이 산다. 옷을 온라인으로 고르는 감각이 생긴 것이다.

    이처럼 옷을 화면으로 보고 구입하고, 아버지가 놀던 장난감으로 아들은 코딩을 하기도 하며, 게임을 직접 즐기는 사람뿐 아니라 유튜브나 트위치를 통해 게임을 보려고 오는 사람들이 늘어만 간다. 자연스럽게 자본이 몰리면서 다양한 문화적 기호들이 축적되고 커져갔다. 그에 따라 기호적 가치뿐 아니라 온라인상의 감각들도 세밀해졌다. 메타버스가 무르익어 만개하기 딱 좋은 환경이 된 것이다.

    이런 사례들을 종합해보면, 이미 우리는 유니버스의 세계관을 메타버스의 세계관으로 전환되는 과정 중에 있다. 마치 마차의 세계관을 자동차의 세계관이 전환한 것처럼 말이다.

    메타버스는 이미 선택의 문제 수준을 넘어서 적응의 수준으로 다가왔다. 따라서 어떻게 그 속에서 많은 사람을 모으고 그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문화적 기호 체계, 즉 세계관을 구축하고 강화할 것인가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문화코드란 ‘특정 문화에 속한 사람들이 어떤 대상에 부여하는 무의식적 의미’라고 요약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메타버스의 문화코드는 이미 메타버스에서 태어나서 자라는 아이들이 그들의 부모와 다르게 형성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더 중요한 사실은 문화코드가 형성되지 않은 성인들에게 메타버스는 영원한 타향일 가능성이 높다.

    메타버스에서 문화코드 각인 전략은 이미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카트라이더에 포르셰가 진출한 것이나, 10대들이 열광하는 유명 프로 게임팀과 경기에 벤츠와 BMW가 후원하는 것과 같은 것을 볼 때 그렇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일찍부터 친숙하게 만드는 전략에 머문다는 것이다. 명차들이 왜 명차인지, 다른 차가 아닌 그 차를 왜 선택해야 하는지는 아직 알려주지 못한 듯하다. 네슬레가 커피를 잘 마시지 않던 일본인들에게 커피라는 개념을 문화적으로 각인하며 시장을 닦았지만 결국 스타벅스가 ‘새로운 커피’로 그 지위를 차지한 것처럼 말이다. 네슬레가 메타버스에 주는 반면교사(反面敎師)의 사례라 할 것이다.

    우리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가치 중 공존하기 어려운 것들이 있다. ‘편리함’과 ‘가치로움’이 대표적이다. 흔히 첨단기술을 활용한 메타버스가 편리함 쪽에 더욱 가깝다는 인상을 받는다. 그리고 이렇게 사람들이 편리하게 살면 당연히 삶의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정말 순진한 생각이다. 편리하면서도 가치로운 것은 심리학적으로 절대 존재할 수 없다.

    즉, 가치는 나의 노력과 헌신이 얼마나 투입됐는가와 비례한다. 그래서 메타버스가 ‘가치로운’ 것이 되려면 편리가 아닌 ‘기획된 불편함’, 즉 헌신과 노력을 얼마나 적절하게 배치할 것인가가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그 불편함을 넘어선 자만이 보람과 긍지를 느낄 수 있는 그런 개연성이 준비돼야 한다. 이런 과정이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충성도(loyalty)와 직결되는 체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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