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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편의점들이 네이버나 카카오와 손잡고 예약부터 결제까지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택배서비스를 하고 있다
직장인 박상희(32)씨는 지난 13일 퇴근길에 편의점을 두 군데 들렀다. 지난 1년 새 마트에 거의 발길을 끊었고, 편의점에서 장보기를 해결한다. 그는 “출근길엔 편의점 베이커리에서 빵이랑 커피를 사기도 하고, 야식으로 편의점에서 튀긴 치킨을 배달시키기도 한다”고 했다. 박씨가 사는 아파트 단지 반경 500m 내엔 편의점 10곳이 있다.
편의점이 유통시장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지난해 오프라인 유통 매출 비율에서 주요 편의점이 주요 백화점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산업통산자원부에 따르면 BGF리테일(CU)·GS리테일(GS25)·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3사 매출 비율이 31%로,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매출 비율 28.4%를 제쳤다.
편의점은 올해는 매출 비율 면에서 마트까지 제칠 기세다. 실제로 지난 3월 국내 유통시장에서 편의점 매출 비율은 14.9%로 대형마트(15.2%)를 거의 따라붙었다. 편의점이 깔끔한 동네 잡화점을 훌쩍 뛰어넘어 장보기와 가전 구매, 택배, 보험 신청까지 ‘못 하는 게 없는’ 오프라인 유통의 중추로 성장한 것이다.
오프라인 유통 매출 비중
◇백화점 이어 마트까지 제칠 기세
오프라인 매출 비율이 만년 꼴찌였던 편의점이 지난해 백화점을 제친 데는 코로나 영향이 컸다. 지난해 코로나를 거치며 사람들의 생활 패턴이 슬세권(슬리퍼를 신고 나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권역) 중심으로 바뀌자, 집·직장과 가까운 편의점이 급성장한 것이다. 2020년 말 기준 편의점 숫자는 4만7884개. ‘편의점 종주국' 일본의 5만5924개보다는 적지만, 인구 대비로 따지면 한국이 1082명당 한 개로 2253명당 한 개인 일본보다 편의점 유통망이 두 배는 더 촘촘하다.
편의점이 매출 면에서 대형마트까지 넘보게 된 것은 늘어나는 1~2인 가구의 힘이기도 하다. 토마호크·티본 스테이크처럼 마트와 백화점 정육 코너에서나 팔 법한 상품까지 1~2인용으로 내놓고 고기와 채소 같은 신선 식품을 소량 포장해 팔면서 대형 마트와 가격 경쟁까지 벌인다.
◇편의점, MZ세대 취향 가늠하는 시험대
편의점은 먹거리와 생필품을 파는 상점에서 오프라인 유통의 대표적인 플랫폼(거점)으로 바뀌고 있다. 온라인 기업들은 점포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편의점을 통해 오프라인 고객과 접점을 넓힌다. 네이버는 CU와 손잡고 스마트 주문을 통한 편의점 배달 서비스, 네이버페이 결제 사업을 확산하고 앞으로는 네이버 인기 스마트 스토어 판매자가 선별한 상품들을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GS25는 지난해부터 카카오와 제휴해 카카오톡 주문하기로 배달을 확대했다. 무신사·젝시믹스 등 온라인 패션 업체들도 최근 편의점에 상품을 들여놓기로 했다.
택배 이용 급증, 만능 플랫폼으로 - CU, GS25, 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들은 네이버나 카카오와 손잡고 예약부터 결제까지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택배 서비스를 하고 있다. GS25의 경우 지난달‘반값택배’이용 건수가 40만 건을 넘기며 지난해 4월보다 여섯 배 늘어났다.
편의점은 보험이나 결제 대행, 통신 업체 민원 상담 등 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홀인원 골프 보험, 반려동물 보험 가입까지 가능한 것은 물론 청소년이나 외국인 등 온라인에서 카드 결제가 힘든 소비자를 위해 결제 대행 서비스를 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물건을 고른 뒤, 편의점에 가서 현금으로 내는 방식이다. KT는 공중전화를 일부 편의점에 설치하고 무료 민원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CU는 환전 서비스와 외국인을 대상으로 송금 대금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편의점의 또 다른 빠른 성장 요인은 10~20대를 포함해 MZ세대가 많이 이용한다는 것이다. 이들의 취향에 따라 신상품을 재빨리 출시하며 유통 업계의 트렌드를 이끌어나간다. 편의점 관계자에 따르면 편의점 PB(자체 브랜드) 상품이나 협업 상품의 기획부터 출시까지는 약 한 달밖에 안 걸린다. 상품의 단가가 대부분 낮은 데다가 MZ세대 소비자의 반응이 빠르기 때문에 가능하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유통 업계에선 편의점을 일종의 ‘리트머스지’로 활용하기도 한다”고 한다. 실제로 편의점 판매를 바탕으로 MZ세대에게 인기를 얻은 제주맥주는 증시 상장까지 앞두고 있다. 편의점에서 기획한 곰표밀맥주는 지난 한 해 200만캔을 생산하다가 품절 사태가 빚어지자 최근 한 달 생산량을 300만캔으로 늘렸다.
앞으로의 유통시장에서 온오프를 통합하는 전략으로서 편의점의 획기적 성장이 더욱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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