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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Z세대가 보상에 더욱 예민한 이유

    일한 것에 대해 투명하게 평가받고 보상받고 싶은 마음은 MZ세대만의 욕구는 아니다.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알 수 없는 기준으로 평가받고 부당하게 보상받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어떤 세대를 통틀어도 찾아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성과급 이슈가 MZ세대에서 더욱 크게 조명되고 있는 것은 그들이 가진 여러 특성과 조직문화적인 환경 변화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1. 불확실한 미래보다 지금

    과거에는 한 사람이 입사한 회사에서 정년을 맞이했다. 한 직장에서 10년, 20년씩 근속한 직원들에게 자긍심도 있었다. 입사 초기에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 노력들이 쌓여 언젠가 중간관리자가 되거나 그 이상의 지위에 오르면 지금까지의 수고를 보상받으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시대가 달라진 지금, MZ세대는 장기적인 조망에 따라 현재를 희생하는 세대가 아니다. 그들은 스스로가 입사한 회사에서 정년을 맞이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성장과 발전을 위해 더 나은 곳이 있다면 이직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10년 후, 20년 후의 장기적이고 불명확한 보상을 기대한다기보다는 나의 업무에 대해 공정하면서도 즉각적인 '현재의 보상'을 원한다.

    2. 공정성은 서바이벌의 룰

    MZ세대는 기존 세대와 심리학적으로 인지하는 공정성에 대한 개념과 중요도가 다르다. 기업에서 조직문화를 진단해보면 모든 세대와 직급에서 조직의 공정성이 중요하다는 인식은 동일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공정성이 다른 가치에 비해 얼마나 더 중요한가, 그리고 우리 조직은 얼마나 공정한가라는 물음에 대해서는 반응이 상이하다.

    MZ세대가 공정성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이들이 더 야박하기 때문이 아니다. MZ세대에게는 공정이 훨씬 직접적인 생존의 문제다. 일찍부터 시작된 경쟁과 끊임없는 평가 속에서 자라난 이들에게 공정이란 무엇보다 중요한 게임의 규칙이다. MZ세대는 사람이 아닌 시스템을 신뢰한다. 객관적인 평가를 거치며 냉엄한 입시와 그보다 더 가혹한 취업문을 뚫고 입사한 MZ세대에게 공정성은 기본적이고 당연한 가치다.

    MZ세대는 자신의 성과에 대한 보상도 조직의 호의에 기대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동안 조직은 성과급을 구성원에 대한 시혜의 의미에서 바라봤다. MZ세대에게 성과급은 자신이 한 일에 대한 정당한 보상, '조직과 1대 1로 하는 거래'로서의 의미가 더 뚜렷하다. 성과급을 조직이 베푸는 시혜적인 선물로 생각한다면 받는 입장에서는 그저 감사한 마음으로 받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노력한 부분에 대한 정당한 노력이라고 생각한다면 보상의 기준이 어떠한지, 내 예상과 어떤 부분에서 차이가 있는지 알고 싶어 하는 게 당연하다.

    3. 온라인으로 정보도, 사람도 모인다

    MZ세대는 기존 세대와 조직문화적으로 접하는 정보의 접근성의 정도가 다르다. 정보의 폐쇄성과 경직성에도 불구하고 과거 개개인의 불만에 그치던 성과 보상 문제가 집단적 반발로 나타난 것은 개인들이 정보에 접근하고 보인의 의견을 하나로 수렴할 수 있는 비대면 플랫폼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블라인드, 잡플래닛, 네이버 밴드, 카카오 오픈채팅 등 다양한 플랫폼이 개인의 의견을 전체로 확산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 과거에는 꼭 아는 사람들끼리 얼굴을 마주해야 뭉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MZ세대는 인터넷상에서 뜻이 맞는 사람들을 모아 그 뜻을 실천에 옮기는 일이 낯설지 않다. 좋아하는 연예인을 위해 조공을 바치거나, 환경을 파괴하는 기업에 대해 불매 운동을 벌이는 등 MZ세대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결집하고 행동한다.

    성과급 이슈, 어떻게 소통해야 할까?

    이러한 차이를 바탕으로 MZ세대는 조직에 묻고 있다. 우리에게 보다 분명한 설명, 투명한 절차, 그리고 정당한 보상을 달라고. 조직은 어떻게 응답해야 할까?

    먼저 성과급 이슈가 남의 일이라는 인식부터 전환해야 한다.
    많은 기업이 MZ세대의 성과급 논란을 곤란하게 바라보고 우리 조직에서 저런 논의가 시작되면 어떻게 할지 고민스러워하기도 한다. 그러나 성과급 이슈는 어떤 업계, 어떤 조직이나 맞닥뜨릴 수 있는 요구다. 기업 구조에 따라, 세대 구성 비율에 따라 시기가 다를 뿐이지 기존의 패러다임과 충돌하는 MZ세대의 변화 요구는 모든 조직에서 동일하게 나타날 것이다. 우리 조직에서는 이런 요구가 어떤 방식으로 나타날지 예상하고 그에 대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섣부른 가치 판단을 해서는 안 된다.
    MZ세대의 요구에 대해 '부당하다' 혹은 '틀렸다'고 생각하면 소통이 아닌 갈등의 평행선을 달리는 일만 반복될 것이다. 어떤 배경에서 그런 입장을 갖게 된 것인지, 그런 주장이 그들에게는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기 위해 조직의 입장, 기존 세대의 생각을 내려놓고 MZ세대의 의견에 대해 그대로 듣고 수렴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투명한 소통이 필요하다.
    구성원들의 성과급 금액이나 산정 방식을 투명하게 공개하기 어려운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이때 많은 조직에서 빠지는 함정이 왜 이유를 밝히기 어려운지 입을 다물고 논란 자체를 덮어버리려 하는 것이다. 이렇게 정보를 통제한다고 해서 구성원들이 아무 것도 모르는 시대는 지났다. 다양한 외부 통로 및 네트워크를 통해 구성원들이 조직의 정보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말하기 어려운 일일수록 솔직하고 투명하게 소통해야만 서로의 오해를 줄이고 더 나은 방법을 찾을 수 있다. MZ세대가 소환하고 있는 성과급 이슈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것이다. 안정된 조직을 흔드는 부정적인 이슈로 치부하기보다 이를 통해 더 나은 조직이 되기 위해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는 출발점으로 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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